AI 시대에서 연구자로 살아남기

“지식보다 질문이 더 중요해진 시대,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?”
요즘 ChatGPT에 “리뷰 논문 써줘”라고 하면, 꽤 그럴듯한 초안이 나온다. 코드 디버깅, 실험 설계, 논문 요약은 이제 AI가 도와주는 시대다. 처음엔 놀랍고 편했지만, 시간이 지날수록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.
“그럼 우리는 뭐 하지?”
연구자의 전통적 역할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
- 지식의 전달자? → GPT가 더 빠르고 정확하다
(아직까지 긴 컨텍스트에 대한 환각 문제가 있지만, 발전속도로 볼 때 금방 해결 될 것 같다). - 실험 코드 짜는 엔지니어? → AutoML과 코드 어시스턴트가 등장했다.
- 논문 요약/리뷰 전문가? → 논문 요약은 AI가 몇 초면 끝낸다.
이제 연구자는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에서 자신만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.
그렇다면 연구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?
우리는 AI가 아닌 ‘사람’만이 할 수 있는 5가지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:
- 문제 정의자
“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?”를 결정하는 방향 설정자
→ AI는 답은 잘하지만, 중요한 문제를 정의하진 못한다.
(물론, AI보다 수준 낮은 문제 정의자는 AI의 질문에 끌려다니고, AI 모델의 의도에 따라 그들의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산하는 data farmer로 전락할 것이다.) - 연결자
기술과 기술, 사람과 사람, 분야와 분야를 연결하는 브릿지
→ AI는 유사성을 연결하지만, 목적과 맥락을 연결하진 못한다.
(긴 context의 경우 아직까지는 …) - 메타인지 촉진자
학생과 팀원이 스스로 사고하고 반성할 수 있도록 이끄는 멘토
→ AI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.
(다수의 Agent들이 만들어지고 그들을 관리하는 agent를 둔다면 가까운 미래에 이조차도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.) - 윤리적 가이드
기술의 경계, 데이터의 책임, 사회적 파장에 대한 판단자
→ AI는 도구일 뿐,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.
현실 세상을 살아가는 건 인간이지 AI가 아니기 때문에 이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유의미 할 것이다. - 연구 설계자
전체 실험과 연구 흐름을 짜고, 장기 전략을 그리는 설계자
→ AI는 문제 안에서만 최적화를 잘할 뿐, 문제 밖을 바라보지 못한다.
물론 장기전략을 짜는 agent를 만들면 가능하겠지만, 그런 agent들을 만들어서 연구 조직에 투입하는 것 조차 연구 설계자의 몫
그리고 AI가 절대 할 수 없는, 단 하나의 일
우리가 흔히 놓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.
바로, “현실에서 데이터를 직접 생산하는 존재”라는 점이다.
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안에서 최적화할 뿐,
새로운 물리 현상을 관찰하고 실험하여 세상에 없던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일은
오직 연구자만이 할 수 있다.
- 센서를 설치하고
- 드론을 날리고
- 고온에서 연소 실험을 하고
- 엔진을 분해하고
- 회로를 납땜하고
- 현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
이건 단순한 정보 소비가 아니다.
현실 세계를 몸으로 부딪히며 탐구하는 일이다.
AI는 지식을 재활용하지만, 연구자는 지식을 창조한다.
그래서 우리는 AI를 배제하는 게 아니라, 같이 연구하는 구조를 만든다
우리는 아래의 철학에 기반해 연구실의 ‘AI-driven workflow’를 정립할 것이다.
- AI에게 문제를 설명해주고, 개선 방향을 함께 찾는다
- 실험 기록과 분석을 AI가 요약하고 비교하게 한다
- 연구 주제 간 연결, 과거 연구와의 차이, 논문 구조 제안을 GPT가 도와준다
- 학생은 AI를 도구 삼아, 더 본질적인 질문에 집중한다
- 교수는 학생의 사고가 깊어지도록 ‘질문하는 법’을 가르친다
앞으로 살아남는 연구실은 다를 것이다
학생이 매년 바뀌더라도 지식이 남는 연구실
AI가 실험을 대신해도 문제의식을 설계할 줄 아는 연구실
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, 서로의 성장을 설계하는 연구실
그런 연구실만이 지속 가능하고, AI와 함께 성장하는 연구실이 될 것이다.
지금 우리 실험실에서는,
AI를 연구의 조력자로 삼고, 교수의 역할을 재정의하며,
학부생과 대학원생이 박사처럼 질문하고, AI처럼 정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.
이를 위해 우리는
- GPT Team Plan을 통해 질문을 공유하며, 서로의 질문 방식을 학습하고, 질문하는 능력을 함께 성장시킨다.
- 또한, 실험실의 정보와 질문들을 학습한 GPT가 지식의 브릿지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, 구성원이 바뀌더라도 연구의 흐름과 맥락은 끊기지 않는다. → 즉 AI agent가 우리 실험실의 핵심 인원이며,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을 agent를 통해 바라보고, 또 더 넓은 세계관으로 확장 할 수 있어야 한다.
- 추가 인원 및 자원을 요청하기 전에, 팀은 왜 AI를 사용해서 원하는 것을 달성할 수 없는지 입증해야 한다.
- NotebookLM 또는 Notion AI를 활용해 그룹별 RAG(Retrieval-Augmented Generation)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, 연구 학습과 인수인계 또한 빠르고 유기적으로 이루어진다.
- Notion AI를 활용해 회의록을 효율적으로 작성하고, 회의 후 사소한 action item까지도 놓치지 않고 추후 계획을 체계적으로 잡아간다.